큰 딸아이가 평일부터
아빠~
나, 주말에 집 근처 체육관 수영장 가고 싶어~!
라는 것이다.
이유는 다음 주 수요일에
다니고 있는 수영장 학원에서
레벨테스트가 있으니,
주말에도 연습을 좀 해야겠다는 것이다.
와우~~
벌써 그런 생각을 다 하다니^^
우리 딸 대견한데~!?
기특한 마음에 집 근처 체육관에
수영시설 주말 예약을 알아봤다.
근데, 웬걸....
5월 달 예약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ㅠ.ㅠ
이걸 어찌해야 하나...
인터넷 예약을 미리 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티켓을 발급하고
들어가야 한다.
현장 예매는 정원이 초과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원을 받을 수 있기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아이에게 미리 얘기를 해줬다.
토요일 아침에 아빠가 먼저 가봐서
상황을 보고 할 수 있을 거 같으면
그때 자전거 타고 수영장으로 오라고.
보통 금요일의 경우
밤늦게까지 와이프와 술을 마시며
얘기를 하거나,
아니며 혼자 하고 싶었던 걸 하다
자느라 토요일은 낮잠 자기 일쑤였다.
그래도 딸내미의 부탁을 받았으니,
불금은 포기하고
일단 일찍 잠을 잤다.
아침에 티켓팅에 성공을 해야 하는 의무감에.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난 둘째 딸내미가
배고프다고 먼저 나를 깨워줬다.
배고프단 말에 얼떨결에 잠에서 깨고
아이들 아침을 챙겨줬다.
그리고 먼저 나가려던 참에
아내가 혹시 모르니
첫째 아이와 그냥 같이 가보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 딸내미는 키 제한으로 수영장 입장이 아직 안된다ㅠ.ㅠ)
언니와 집밖으로 나갈 때
우릴 지켜보던 둘째 아이에 눈빛...
안타까웠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에
첫째 아이와 같이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수영장으로 향했다.
토요일 아침 9시 15분 정도였는데,
수영장 입구에는 입장을 하려는 사람들이
보였다.
입구 쪽 키오스크에 갔더니 회원카드를
대라는 표시밖에 없어서
순간 당황을 했다.
난 회원이 아닌데..^^;;;
창구 직원분께
혹시 오늘 현장 예매로 입장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직원분께서는
지금 가능하다고 해주셨다.
'아빠하고 딸, 그렇게 두 분이세요?'
네~
'혹시 다둥이 가족이세요?
다둥이 카드나 가족관계증명서 있나요?'
네~있어요.
'두 분 이용료 3,000원입니다.'
와~우!
기대반 포기반으로 온
주말 수영에 현장예매로 입장하디니~!
감사할 일이었다.
첫째 아이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아서.
각자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에서 만났다.
딸아이는 처음 들어와 본
수영장 모습에 약간
긴장한 듯했지만,
물속에 들어가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린 일단 초보 코스 옆
걷기 코스로 들어가
물속에서 2~3바퀴 걷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초보 코스로 라인을 옮겨
이제 본격적으로 수영 연습을
시작했다.
딸아이는 수영을 시작할 때마다
'아빠, 나 무슨 수영해 볼까?'
음... 일단 자유형부터 해보자~
딸아이가 먼저 출발하고
중간쯤 갔을 때
내가 출발해서 딸아이의
수영 자세를 지켜봤다.
물속에서 본 아이에 모습에서
이제 제법 자유형은 자세가 나온다.
(역시!~돈들인 보람이 있구만~^^)
그렇게 우린 평형, 배형, 접형까지
연습을 골고루 했다.
아직 접형은 자세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50분간 수영을 하면 10분간
휴식 시간으로 수영장 밖으로 모두
나와야 한다.
시설 내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사우나 같은 시설이 있어
딸아이와 그 안에서 휴식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손주를 보듯
딸아이를 지켜보는 흐뭇한 눈빛들을
볼 수 있었다.
(자리까지 내주시면서 아이랑 아빠랑 같이 와
앉으라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자유 수영은 티켓을 끊으면
2시간만 이용 가능하다.
그래서 우린 30분만 더 하고 가기로 했다.
수영을 하다 힘들면
걷기 코스로 가서
좀 걷다가 다시 수영하고.
딸아이도 충분히 했지는
먼저 이제 나가자고 했다.
샤워를 마치고 개운한 마음으로
다시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는 기분이
마치 내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 주말에 목욕탕을 이용하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한테
우리 들어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바나나 우유 사서 먹자고 했다.
집에 있는 둘째 아이도 걸려서
4개짜리 바나나 우유를 집어 들었다.
계산을 했더니
빙그레 바나나 우유 4개짜리가
6,500원인 것이다.
헐~~
(3,000원짜리 수영에 기뻤는데,
순간 동심이 깨지는 느낌 ㅠ.ㅠ)
언제 이렇게 바나나 우유 가격이
비싸졌는지....흠
암튼.
뜻밖에 딸내미와
주말 수영 데이트를 하게 되어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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