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2~3번 정도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소위 Fire ball 친구들
초, 중학교는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 때 비록 학교가 나뉘기는 했지만
연락을 하며 지냈다.
내 친구들이 자랑스러운 점은
각자 위치에서 가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그중 한 친구가 작년에 회사를 퇴직했다.
그것도 대기업에 17년 이상 다니던 회사를.
오래간만에 친구들 얼굴 보려고 연락해서 만났는데,
그 친구 얼굴 살이 쪽 빠져 있는 것이다.
생계가 일단 끊겼으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다.
친구의 고민은
친구 아내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 볼 것인지,
아니면
친구의 경력을 이어서
다른 회사 이직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문제는 경력을 살려 이직하려면
가족들과 떨어져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친구의 아내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 하는데
걱정이 너무 앞서 주저한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도 머지않은 내 모습일 수 있기에
친구의 말에 공감을 하며
고민을 경청했다.
얼마나 걱정과 고민이 심했으면
살이 쪽 빠졌을까.......
직장을 다니던 때와 달리
현실적인
가장의 무게를 몸으로 체감하고
고뇌의 시간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초등학교, 중학생인데
가족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것과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순 있지만
기존보다 적은 돈을 벌며 만족해야 한다는 것에서
선택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인생의 정답은 없고 교훈만 있을 뿐..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또 가장으로 돈을 많이 벌어
가족들을 부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 친구만의 고민이 아니라
현시대를 같이 사는 모든 직장인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을 충족하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러한 선택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친구와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나눈 고민에 대해
쉽게 결론을 내진 못했다.
내가 친구한테 해준 말은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그리고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해.
네가 지방을 가더라도
가족들이 아빠를 원하면
언제든 가족들한테 달려갈 수 있다고
얘기하라고'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잠깐 로또 상점이 가자고 했다.
내가
'아직도 로또 하냐?'
라고 묻자
'예전에 와이프가 로또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아무 말 안 한다고~'
돈은 생존의 문제다.
돈이 없으면
가족 부양은커녕
가족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
돈을 벌며
가족들과 즐겁게 사는 인생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 얘기했던 거처럼
호수 위의 오리가 평화로워 보이지만
물 밑에선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다고.
나 또한 머지않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텐데,
그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친구와 헤어지면서
나 또한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 후반부가 힘들어질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먼 훗날 나와 친구들이
할아버지가 됐을 때
지금 고민했던 순간들을
어떻게 회상하고 있을까?
비록 그 순간은 어렵고 힘들었을지라도
지나고 보면
모든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이었다고...
그렇게 믿고 싶다!
'일상을 통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40대 직장인이 16년 넘게 회사에서 40km 떨어진 치과를 다니는 이유 (2) | 2024.06.28 |
---|---|
초등생 아이와 서울 근교 계곡 물놀이 북한산장 닭백숙 &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2) | 2024.06.24 |
4인가구 30평형 아파트 에어컨과 선풍기로 24년 여름나기 (2) | 2024.06.21 |
40대 직장인의 두 초등생 자녀와 부천 아트 센터(BAC) 공연 즐기기에 대하여 (0) | 2024.06.20 |
예상치 못했던 아이 자전거 사고, 주말 성형외과 봉합 수술 가능한 서울 영등포 한강수병원 응급실 이용 후기 (7) | 2024.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