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제목에 이끌려 읽었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저자 하완의 그 다음책이
궁금했다.
책을 읽고 너무 재밌게 봐서
인터넷을 뒤지니
뒤늦게 안 사실이었지만,
역시나 또 다른 책이 있었다.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이 책도 벌써 나온 지 4년이 지난 책이다.
책이라는 게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난 하완이라는 저자의
책과 글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책에서도 작가가
나 혼자 산다 예능을 보면
스타들의 평범한 일상을 봤을 때
다른 매력이 인상적이라
재밌었다고 하는데,
난 하완 작가의 일상을
책을 보는 동안
엿본 것 같아
너무 즐거웠다.
지난번 '하마터면' 책이
나름 잘되고 나서
독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악플과 메일로
상처를 받아
한동안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글 쓰지 말라,
글 쓸 자격이 없다.
등의 내용이었겠지만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작가가 그것을 나름 극복하고
다시 글을 써서
책이 나왔다는 것이다.
작가도 리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자기 합리화에 능하다'는
능력을 발견했다고. ㅋㅋ
(어쨌든 책을 내고 돈을 벌었으니)
맞는 말이다.
히말라야의 표범처럼
자신이 아름다운지 모르지만,
아름답게 살고 싶고.
돈은 많이 갖고 싶지만,
열심히 돈만 쫒는 삶은 싫은.
그래서 저자는 저번 책 출간
이후에 많은 강연 출연 요청도
다 거절했다고 한다.
그렇게 돈을 쉽게 벌고 나면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어렵게 찾은
겸손함과 평정을 한 순간에
날릴까 봐 두렵다고.
(정말 의지가 대단하다. 나라면
또 다른 수입원이 생겼다고 해서
무척 좋아했을 거 같은데)
이 책에서도 전편과 유사하게
소소한 에피소드와
해학적인 그림으로
자신의 과거와 일상,
내면세계를
고스란히 들춰낸다.
총 40편이 넘는 제목의
단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제목당 5~6 페이지
분량이라
짧게 짧게 끊어 읽기가 너무 편하다.
'집에 머무는 마음'
이 챕터에서는 작가의 집돌이
면모가 드러난다.
집에 있는 것이 너무나 즐거우니
여행이 그렇게 간절하지 않은 타입이라고
어릴 적 집은 들어가기 싫은 곳이었으나,
혼자인 지금은 너무도 편안하고
만족해서 집에 있는 것이 행복을 느낀다고.
집에 누워 웃고만 있는 작가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집돌이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호구를 위한 나라는 없다'
이 챕터에서는 작가가
월세방에서 전세로 바꾸면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떼인 이야기가 나온다.
거의 전재산을 다 날리게 되는데,
글을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그러면서도 그 와중에
글쓰기 소재 하나 더 생겼다고
자긴 미친것 같다고..ㅋㅋ
(아마 글쓰기라도 하지 않았으면
제정신 못 차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누구한테도 얘기하기 싫었던
어린 시절의 가난,
그리고 화목하지 않았던 가족들.
힘들었지만, 그런 생활을 보낸
작가가
그로 인해 얻은 것도
있다고.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살 수 있어서
남에 대한 원망도 없다고 한다.
'자기만의 방구석'
작가는 서른 중반 독립하기 전까지
자신만의 방이 없었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독립 후 처음으로 자신만의 방을
꾸미게 된 작가는
생활용품과 인테리어에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로 하게 됨에
놀라고 타협을 결심한다.
자기가 기대하고 바래왔던 모양새는
아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큼만,
그리고 내가 포용할 수 있는 만큼만
꾸며도 만족할 있다고.
때론 주어진 틀에 맞춰가는 유연함도
필요하며,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타협하며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며
글을 마친다.
에피소드를 다 공유할 수는 없지만
내가 유독 하완 작가의 책을
재밌게 읽게 된 것도
작가와 비슷한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힘들었던 상황들을
유머러스게 잘 극복해 내는 모습들이
내가 바라고 공감하는 모습이기에
남들보다 더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난 이런 부분이 하완작가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40대에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짊어지고 살고 있는 하완 작가의 삶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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